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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책상에 쌓인 임원 이력서 IMF이후 최대

신은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12-26 09:47

대기업들 연말 인사에서 임원수 줄이기 구조조정
재취업 시장의 인력 수요는 신사업·해외 전문가 많은데 퇴직 임원들과 잘 맞지 않아
"매일 이력서 수십통 들어와도 취업은 일주일에 1~2건뿐"

글로벌 헤드헌팅 회사인 하이드릭&스트러글스 한국법인에는 요즘 이력서를 내겠다는 전화가 하루 평균 10여통씩 걸려오고 있다. 대부분 전직 대기업 상무·전무·부사장·사장 등 고위급 기업 인재들이다. 김재호 대표는 "지난해부터 지인을 통한 문의가 늘고 있는데, 특히 이번 연말 인사철에는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접수되는 이력서까지 포함하면 하루에도 수십 통의 이력서가 쏟아지지만 실제 재취업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일주일에 한두 건 수준이다.

고급 인력들이 헤드헌팅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하고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 대기업이 이번 연말 인사에서 전례 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사전문 컨설팅사인 타워스왓슨 코리아 김기령 대표는 "대기업마다 세대 교체 바람과 함께, 사업 구조조정과 계열사 통폐합 작업을 수시로 진행하다 보니 그 과정에서 많은 임원이 쏟아지고 있다"며 "올 들어 헤드헌팅 시장에 나오는 고급 인력들은 IMF 이후 최대 규모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동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이달 초 임원 인사를 진행한 삼성그룹의 경우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많은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15명 안팎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 물산 상사부문도 퇴임 임원은 5명이지만, 다른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임원까지 합치면 15명 수준에 달했다. 삼성디스플레이·SDI·삼성중공업·삼성화재·삼성엔지니어링도 회사마다 10명 안팎의 임원이 퇴사했거나 다른 계열사로 전출했다. 삼성 관계자는 "수시 인사가 새 트렌드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퇴직 임원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곧 예정된 연말연시 정기인사에서 임원 물갈이가 큰 폭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작년 대비 승진 규모를 최대 10%가량 줄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현대중공업은 임원 정원을 200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현재 사외이사 등 비상근직을 제외한 임원 223명 중 많게는 40명 이상이 옷을 벗어야 한다.

문제는 재취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한 헤드헌팅 업체 대표는 "한 직장에 오래 있었던 대기업 임원들은 전직(轉職)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중견그룹을 소개하면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6개월 뒤에 '그런 자리가 아직도 남아 있느냐'고 문의한다"고 말했다. 보통 업계 자체가 어려워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취업 인력에 대한 수요 자체도 낮다. 또 재취업 시장에서는 신사업이나 해외시장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 퇴직 임원들은 그런 분야와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은행과 보험업계에도 희망퇴직 바람이 거세지만, 정작 헤드헌터를 통한 취업 성공기를 찾아보긴 쉽지 않다. 연말 150명 정도 희망퇴직을 받은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만 커 온 사람들은 알음알음 회사를 옮기곤 했는데 경기가 나쁜 요즘엔 그마저 힘들다"고 말했다. 올해 연말 199명이 희망퇴직을 한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희망퇴직으로 나간 선배들의 경우 몇 달 쉬다가 자영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경향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0대 기업의 임원 수는 2009년 5600명에서 2010년 6000여명, 2011년 6600여명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 초에는 6800여명으로 소폭 늘어났다. 하지만 이번 정기인사에 따른 내년 초 임원 수는 6500~6600여명으로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업분석 기관인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불경기 때 구조조정은 기업으로선 생존의 문제이고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당분간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계속 줄어들 것이며, 고급 인력의 재취업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헤드헌팅(head hunting)

전문인력 중개업. 헤드 헌팅사는 최고 경영자·임원·기술자 등 고급·전문 인력을 이들을 필요로 하는 업체에 소개해 준다. 스카우트 계약이 성사되면 당사자 연봉의 일정 비율을 성공수수료 내지 알선중개료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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